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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계의 대부’ 전유성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고인은 지난해 급성 폐렴, 부정맥, 코로나19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총 16㎏이 빠질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지난 6월에는 기흉 시술까지 받았다. 최근에는 다시 병세가 악화돼, 지난달 6일 예정돼 있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부대행사 ‘코미디 북 콘서트’ 참석을 취소했다.
1949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정극 배우를 꿈꾸다 우연한 계기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집합명사 당대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 곽규석의 원고를 써주는 일종의 코미디 작가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1969년 TBC 작가로서 방송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광고 카피라이터, 연극 연출자, 방송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하늘에서 콜라병 하나가 떨어지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당신이 우리나라 최초의 심야극장 관객이 되십시오” 등의 문구를 남겼다.
한국콘텐츠진흥원 1970~80년대에는 본격적으로 방송 코미디에 몸담으며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대중화시킨 주역이 됐다. 희극인의 위상과 전문성을 알리며 한국 코미디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그는 PC통신 시절 아이디도 ‘개그맨1’일 정도로 희극을 사랑했다고 한다.
저서도 여러 권이다. “컴퓨터를 몰라선 안 되는 세상이 올 거다”는 SM엔터테인먼트 창 저축은행 주부대출 립자 이수만의 조언으로 컴퓨터에 빠져 『PC통신,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1996) 등 컴퓨터 관련 책을 연달아 냈다. 2001년엔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진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패러디한 유럽 배낭여행기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출판했다. 주변을 살피는 눈도 예리했는데 이문세, 주병진, 김현식, 팽현숙, 한채영 등 한국외환은행 그가 발굴한 스타도 여럿이다. 2001년 예원예술대학교 코미디전공 전임강사로 재직하면서는 조세호, 김신영을 제자로 뒀다.
2007년 방송 활동에서 은퇴한 후에는 경북 청도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코미디철가방극장’ 개관을 도왔고, 주민들과 함께 무대를 이끌며 2018년까지 7년간 4400회에 달하는 코미디 공연을 이어왔 정액서비스 다. 이후 극장은 철거됐지만 지역 문화 활성화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2019년에는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쑈쑈쑈’를 열며 무대에 다시 섰다. 청도를 떠난 후엔 지리산 인근으로 거취를 옮겼는데 JTBC ‘1호가 될 순 없어’, MBC ‘나 혼자 산다’ 등 방송에 공개되기도 했다.
고인의 삶은 후배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최양락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유성 선배님이 가장 재미있는 개그맨으로 나를 꼽아주신 순간을 평생 마음에 품고 있다”며 존경을 전했다. 또 전유성 50주년 기념 공연 간담회에서 김지선은 “결혼할 때 청첩장을 직접 디자인해 주셨다. 모든 후배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회상했다. 엄영수는 “준비가 없어 보이지만 늘 파격과 신선함을 보여주신 분”이라며 그를 기렸고, 김학래는 “코미디 역사의 한 부분을 이룬 대단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그가 폐기흉 증세 악화로 이날 오후 9시5분쯤 별세했고,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딸 제비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