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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게티이미지뱅크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다. 한유의 시에 출처를 둔, 가을을 일컬을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선선하고 길어진 저녁, 등불을 가까이 두고 책 읽기가 즐거워지는 계절이다. 그런데 현대의 가을은 독서보다는 운동하기에 최적(운동가친?)인 계절로 인식되어 있다. 불볕 같은 더위가 고개를 숙이고, 자외선과 일사병 걱정 없이 야외에서 스포츠 하기 좋은 날씨가 된다.
우체국카드나에게 이 가을은 '읽는 스포츠'의 계절이다. 읽는 스포츠는 무엇인가? 스포츠는 '하는 스포츠' 아닌가? 최소한 직접 관람이나 TV 화면으로 '보는 스포츠' 아닌가? '읽는 스포츠'는 스포츠 기사를 읽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 하지만, 나의 읽는 스포츠는 축구 승패와 야구 기록 읽기를 넘어선다. 그것은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소설, 수필, 시, 또는 대출이자계산법 자서전을 읽는 것이다.
읽는 스포츠는 스포츠 문학을 향유하는 일이다. 운문과 산문을 아우르고, 장르와 스타일의 제약 없이 다양한 작품들이 주위에 지천이다. 야구 선수와 팀을 등장인물과 배경으로 하는 정통 소설이나 추리 소설이 인기다. 골프를 배우거나 요가를 연습하는 체험에서 건져낸 성찰들을 옮긴 수필이 풍성하다. 시인들이 산을 오르고 물을 스마트폰 개통 가르며 떠오른 시상들을 묶어낸 시집도 적지 않다.
스포츠팬이거나 스포츠 마니아인 유명 작가들도 많다. 이들은 '하기'와 '보기'에 만족하지 않고 스포츠를 소재로 작품을 직접 저술하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권투와 투우를 각별히 좋아했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 애호가인 것을 모르는 독자들은 거의 없다. 김연수도 자신의 달리기 체험을 성 보험설계사 하는일 찰적 에세이로 옮겨 적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읽기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스포츠 즐기기의 유용한 방식이다. 전통적 선 수행법으로 좌선(坐禪)과 행선(行禪)이 있는데, 덜 알려진 또 하나의 수행법도 있다. 선사들은 검도, 궁도 등 무예의 수련을 ‘동중선’(動中禪·moving zen)으로 다듬어냈다. 앉거나 걷는 것을 넘어, 활발히 운 bifc 준공 동하면서 행하는 수행이다. 마찬가지로 스포츠 읽기는 하기와 보기의 맛과는 다른, 문학의 조리법으로 버무려진 새로운 맛을 선사해준다.
이제 한국의 가을은 환한 전깃불이 밤새도록 넉넉하다. 그런데도 독서보다는 스포츠가 훨씬 더 인기 있다. 스포츠는 힘이 세다. 가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독서를 이긴다. 스포츠와 책, 둘 모두를 사랑하는 나에겐 이 일방적 관계를 조율하는 묘수가 있다. 읽는 스포츠로 이 둘의 앙상블을 일궈낸다. 2025 프로야구의 가을야구가 목전에 있다. '야구냐 독서냐'의 어려운 선택, '읽는 야구'로 해결해보심은 어떨까.



최의창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