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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불황 장기화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알뜰족을 겨냥한 중고 시장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고 의류를 중심으로 폐의류 최소화를 통한 자원순환이나 나눔 실천 등 ESG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가치소비 수요 증가에 따른 유통가 전반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5년 중고 및 재판매 의류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스태티스타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패션 소비는 특히 젊은 세대가 자녀결혼 패스트 패션에 반기를 들고 친환경적인 선택을 받아들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고 의류 사용자와 리세일 플랫폼의 증가 현상을 짚었다.
실제로 국내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리커머스(중고 제품 거래)가 확산하고 있다. 패션업체 LF의 경우 리세일 마켓 서비스 '엘리마켓'(L RE:Market)을 론칭해 패션 대부중개업 자원 순환을 확대하고 있다.
엘리마켓은 중고 비즈니스 전문 '마들렌메모리'와 제휴를 통해 LF의 주요 브랜드 제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고객이 중고 의류 판매를 신청하면 물품 수거, 검수 및 매입가 산정, 재판매까지 모든 절차를 일괄 진행한다.
중고 의류를 제공한 고객에게는 LF몰 기업자금대출은행 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엘리워드(L RE:Ward)가 보상으로 지급되며, 고객은 이 리워드를 LF몰 내에서 활용할 수 있다. LF 측은 "브랜드 리세일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순환 경제의 대표적 유형으로, 의류 사용 가치를 연장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무신사가 선보인 유즈드(MUSINSA USED) 역시 제공 패션 중고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입지 않는 의류를 판매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무신사 앱을 통해 '판매하기'만 누르면 무신사가 유즈드백을 무료로 보내주고, 고객은 상품을 담아서 집 밖에 내놓으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무신사 유즈드는 지난 8월 26일 서비스 베타 오픈 이후 9월 24일까지 입고 상품 수가 10만 점을 돌파했다. 누적 기간협의 판매 신청자만 1만 2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매일 오전 0시부터 선착순 판매 신청에서는 평균 5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
실제 판매가 이뤄진 상품에 대한 정산 대금은 사전에 고객이 등록해 둔 선불충전금 '무신사머니' 계좌를 통해 입금된다.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도 중고 의류 리워드 확대…리커머스·기부로 '가치소비' 의미
패션업계에 이어 백화점업계도 중고 패션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부터 '바이백' 서비스를 시범 운영 후 7월 정식 론칭했다. 바이백 서비스는 더현대닷컴에서 판매 신청을 하고 상품을 박스에 담아 문 앞에 두면 현대백화점과 마들렌메모리가 상품 수거와 검수를 진행한다.
매입 금액은 고객에게 H포인트로 제공되며 H포인트는 현대백화점, 아울렛, 더현대닷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현재까지 누적 이용 고객은 약 2800명으로, 매입 의류 건수만 6000벌에 달한다. 이 중 2회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비중이 30% 이상이다. 바이백으로 지급받은 H포인트를 활용해 동일 브랜드 상품을 다시 구매한 경우도 전체 매입 건수의 45.7%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바이백 서비스를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H포인트 앱 안에 바이백 고정 메뉴를 신설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백화점 점포의 서비스 접점 공간을 활용한 상시 중고 상품 매입센터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7월 중고 패션 제품을 엘포인트로 보상하는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정식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린 리워드 서비스는 패션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수거해 상태와 브랜드에 따라 엘포인트로 보상해 주는 순환형 소비 프로그램이다.
롯데백화점 앱 내 전용 탭에서 중고 의류 정보를 입력하고 수거 주소를 등록하면 택배사가 직접 방문해 회수하고, 약 1주일 내로 검수와 포인트 지급이 이뤄진다. 보상 포인트는 최소 5000원대에서 최대 28만 원대까지 책정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린 리워드 서비스는 폭넓은 매입 범위와 리워드 지급 방식 덕분에 연령대와 관계없이 많은 고객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리커머스뿐만 아니라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LF는 '헌옷줄게 새옷다오'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물품을 의류 지원 비영리단체 옷캔(OTCAN)을 통해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됐다.
옷캔은 국내외 각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중고 의류, 신발, 가방 등 다양한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62곳 시설에 지원했으며 에티오피아,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네팔 등 11개국에도 나눔의 손길을 보냈다. 하림, 카카오스타일, 맘스터치앤컴퍼니 등 기업으로부터 재고 의류를 받아 나눔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폐의류·폐섬유류의 총 발생량은 연간 80만 톤으로 이 중 41%가 재사용, 8%는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다. 51%는 일반쓰레기와 혼합 배출된다. 국내 재활용률은 12.6%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하면서 실속 소비와 가치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중고 시장 확대도 그 일환으로, 자원순환과 리워드(보상)의 두 혜택으로 고객 참여가 늘고 있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LG전자는 환경을 생각한 글로벌 의류관리 캠페인 영상에서 매년 버려지는 의류를 짚으며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잘 관리하고, 유행이 지난 옷은 리폼해서 입고, 입지 않는 옷은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작은 실천이 폐의류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줄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강조했다. (LG전자 제공) 2021.4.13/뉴스1


lila@news1.kr